천천히.
느리게.
어제 은지의 졸업전시회에 다녀왔다.
내가 18살에 만난 은지
교복입고 만난 은지
입시도 같이하고
수능도 같이보고
하교 버스도 같이탄 은지
성격이 급했던 나와는 달리
밥먹는 것도 천천히
가방싸는것도 천천히
교실을 나오는것도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은지.
강아지를 사랑하는 은지와 은영
강아지 이야기 하면서 미술실에서 슬프다고 울었던 은지와 은영.
그랬던 은지가
정말 은지같은 졸업작품을 만들었다.
강아지, 유기견과 어린이의 이야기인데
강아지를 버리지 말고 입양해서 사랑으로 키우면
함께 자라는 어린이의 마음도 따뜻해 진다는 그런 예쁜 작품.
은지 처럼 예쁜 마음의 작품이였다.
예쁜작품으로 졸업하는 은지가 기뻣다.
천천히 천천히 느리게 은지가
졸업을 앞두고
빠르고 냉정하고 칼같은 사회로 나오는데 두려워하는것 같아서
마음이 안좋았다.
응 맞아
사회는 냉정하고 치열하구 빠르고 치사하고 비열하더라.
내가 첫직장에서 느낀 부분의 한 부분은 그렇더라.
너말대로 모두가 느리게 천천히 적당히
한발자국만 여유있게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돈이 얽히는 순간
사람들은 그렇게 되지 않는것 같아.
어제 너랑 우동먹으면서 한 이야기가 생각나.
우리 고등학교때는 가고싶은 미대만 들어가면 고민할것 없을줄 알았는데
삶은 계속 고민과 선택과 적응의 연속인것 같아.
아직 나는 경험이 적어서
상처도 많이 받고
실망도 빨리 하고
감정을 숨기는 것도 서툴어
부적응
부적응
눈물
부적응
조금적응
상처도 안 받고
기대도안하고
실망도안하고
감정도 잘 숨기는
어른이 되면
.
.
.
.
.
.
.
이러면서 어른이 되는건가?
졸업을 하는 은지
천천히 천천히 못하더라도
빠르게 치열히 해야하더라도
천천히 예쁜마음은 변하지 말자
'루나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1212,3,4,5 교통사고 (3) | 2012.12.15 |
---|---|
20121210 악몽 (0) | 2012.12.10 |
20121209 영하 13도 (2) | 2012.12.09 |
20121203 LUNA (2) | 2012.12.04 |
20121201 12월에 할일 (2) | 2012.12.03 |